매실주를 처음 담그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설탕을 한 번에 다 넣고 흔들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초반에 당이 너무 빨리 녹아 매실 표면의 삼투압이 급격히 일어나면서 매실이 물러지고, 맛도 텁텁해지기 쉽습니다.
빙탕(氷糖)은 결정이 굵고 단단해서 녹는 속도가 느립니다. 그래서 담금 초반에 매실 안의 수분과 성분이 천천히, 고르게 빠져나오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재료는 아니지만, 이 특성 하나만 이해하고 담그면 결과물의 맑기와 향이 확실히 달라집니다.

목차
왜 빙탕을 쓰는가
일반 백설탕은 표면적이 넓어 빠르게 녹기 때문에 초반에 삼투압이 급격히 발생합니다. 이 경우 매실 세포벽이 빠르게 파괴되면서 매실즙이 급하게 빠져나오고, 매실 자체는 쭈글쭈글하게 짜부라지며 맛이 텁텁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빙탕은 서서히 녹기 때문에 삼투압도 완만하게 일어나고, 그만큼 매실의 향과 산미가 급하게 빠지지 않고 은은하게 우러납니다. 완성했을 때 액체가 맑고, 매실 건더기도 형태를 어느 정도 유지하는 편입니다.

준비물 (매실 1kg 기준)
- 황매실 1kg (흠집 없고 단단한 것)
- 빙탕 400g (당도를 낮추고 싶으면 300g, 진한 단맛을 원하면 500g까지)
- 담금용 소주 (알코올 도수 25도 이상) 1.8L
- 밀폐 가능한 유리병 (열탕 소독한 것, 최소 4L 용량)
- 이쑤시개 또는 꼬치 (매실 꼭지 제거용)
매실은 완전히 익어 노랗게 변한 것은 향이 좋으며 청매실을 사용하신다면 상태의 단단한 것을 쓰는 게 좋습니다. 너무 무른 매실은 담그는 도중에 물러지고 탁해지기 쉽습니다.
만드는 순서
1. 매실 세척과 건조
매실을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씻은 뒤에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합니다. 물기가 남아있으면 담그는 과정에서 곰팡이가 생기거나 잡균이 번식할 수 있으므로, 채반에 널어 최소 반나절 이상 완전히 말린다는 느낌으로 건조합니다.

2. 꼭지 제거
매실 꼭지(꽃받침이 붙어있던 자리)를 이쑤시개나 꼬치로 하나하나 제거합니다. 꼭지를 그대로 두면 발효 과정에서 떫은맛과 풋내가 올라올 수 있습니다. 번거롭지만 이 과정을 생략하지 않는 것이 완성도를 좌우합니다.

3. 유리병 소독
담글 병은 끓는 물로 열탕 소독한 뒤 완전히 건조시켜 사용합니다. 물기가 남아있으면 역시 곰팡이의 원인이 됩니다.
4. 매실과 빙탕 켜켜이 담기
소독한 병 바닥에 매실을 한 켜 깔고, 그 위에 빙탕을 한 켜 뿌리는 방식으로 번갈아 쌓아줍니다. 맨 위층은 빙탕으로 덮어 마무리합니다. 이렇게 하면 매실 전체에 당이 고르게 닿게 됩니다.

5. 소주 붓기
담금용 소주를 매실과 빙탕이 완전히 잠기도록 붓습니다. 병 입구까지 가득 채우지 말고 위쪽에 어느 정도 여유 공간을 남겨두어야, 발효 중 가스가 생기더라도 병이 부풀거나 새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는 집에서 담근 막걸리 증류주를 넣었습니다. 남은 막걸리를 증류한 술이라 독하지만 향이 별로라 담금주로 이용했습니다.

6. 밀봉과 보관
병을 밀봉한 뒤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합니다. 처음 1~2주는 빙탕이 녹으면서 층이 생길 수 있으니, 하루 한 번 정도 병을 가볍게 흔들거나 뒤집어 당이 고르게 섞이도록 해줍니다. 그러면 1차로 매실주만들기 완성입니다.
숙성과 거르기
3개월 시점에 매실을 건져내는 것을 권합니다. 매실을 너무 오래 담가두면 씨앗 부분에서 쓴맛 성분이 우러나 술맛이 텁텁해질 수 있습니다. 건져낸 매실은 버리지 않고 잘게 썰어 장아찌나 청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매실을 건져낸 술은 최소 6개월, 가능하면 1년 정도 추가 숙성시키면 알코올 특유의 거친 맛이 가라앉고 향이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숙성 중에는 면포로 한 번 걸러 병을 옮겨 담아 보관하면 앙금이 가라앉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후기
남고 매실 41mm의 큰 매실을 이용해 담궜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10일 정도 지난 지금 설탕이 다 녹고 잘 익어가고 있습니다. 매실들이 삼투압이 급격하게 일어나지 않아 예쁜 모양을 유지 중 입니다. 저희 남편은 벌써부터 내년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입니다.
자주 하는 실수 정리
- 덜 마른 매실을 그대로 담그면 담금 초반에 곰팡이가 피는 원인이 됩니다. 물기 제거는 절대 생략하면 안 됩니다.
- 꼭지를 제거하지 않으면 숙성이 끝나도 풋내와 떫은맛이 남습니다.
- 매실을 너무 오래 담가두면 씨앗의 쓴맛 성분(아미그달린 계열)이 과하게 우러나 맛이 텁텁해집니다. 3개월 전후로 건져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빙탕 대신 일반 설탕을 써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일반 설탕은 녹는 속도가 빨라 초반 삼투압이 급격히 일어나므로, 매실이 빨리 짓무르고 술이 탁해질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빙탕이 없다면 황설탕으로 대체하는 것이 백설탕보다는 비교적 완만한 편입니다.
Q. 소주 도수는 꼭 25도 이상이어야 하나요?
도수가 낮으면 보존성이 떨어져 담그는 중 발효나 변질이 일어날 위험이 커집니다. 담금용으로는 25도에서 30도 사이의 소주를 쓰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매실을 얼마나 오래 담가두어야 하나요?
매실 자체는 3개월 전후로 건져내고, 술은 그 상태로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 추가 숙성시키는 것을 권합니다. 오래 숙성할수록 알코올감이 부드러워지고 향이 깊어집니다.
Q. 매실주를 담근 병에 하얀 막이나 거품이 생겼어요, 상한 건가요?
표면에 얇은 흰 막이 생기거나 기포가 올라오는 것은 발효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다만 냄새가 시큼하게 변질된 냄새이거나 검은 곰팡이가 보이면 상한 것이므로 그 부분은 걷어내거나, 심한 경우 폐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완성된 매실주는 어떻게 보관하나요?
거른 뒤에는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개봉 후에는 냉장 보관하면서 되도록 빨리 소비하는 것이 향과 맛을 유지하는 데 좋습니다.
이 레시피는 일반적인 매실 담금주 제조 원리를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음주는 만 19세 이상 성인만 가능하며, 과음은 건강에 해롭습니다.